“장애인의 날이 되면 안대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거리로 나가 장애 체험을 하잖아요.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 내면에 가득한 이기심을 버릴 수 있을까, 장애인 특수학교를 혐오 시설로 보는 의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장애인을 그저 세금 갉아먹는 사람이라 여기는 편견에 맞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걸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고민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질 때는 현실과 ‘다른’ 상상을 해본다. 가장 번화한 시내 한가운데에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기관이나 시설이 들어서고, 어떤 장애를 지니고 있든 누구나 편하게 와서 먹고 놀고 쇼핑할 수 있는 ‘무장애 존’이 도시 곳곳에 생겨나는 것을. 또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우러져 같이 공부하고 농사짓고 여행도 떠나는 즐거운 장면들을. 그러다 보면 ‘내 손으로’ 이루고 싶은 어느 하나에 꽂혀 구체적인 설계도를 그리게도 된다.
“언젠가는 장애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작업하고 교육도 받는 ‘데이케어센터’를 꼭 만들고 싶어요. 널찍하고 개방적이면서 농장이 있어 농사나 흙 만지는 일이 가능한 곳에다가요. 산내에 있는 실상사 같은 곳이면 딱 좋겠는데, 가능할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