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에는 공유공간 '모하노'가 있다
경남 산청군에서 지역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움직이는 지역활동 거점을 꼽으라면, 산청에서 다시 ‘산청’이라 불리는 산청읍, ‘원지’라고 불리는 신안면 일대, 그리고 ‘덕산’. 이 세 곳을 꼽을 수 있겠다. 그 중 ‘덕산’은 삼장면과 시천면을 아울러 부르는 이름인데, 산청 내에서도 고유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덕산의 빈 공간을 임대해 지역민들을 위한 대안공간 ‘모하노’로 꾸민 유훈정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는 분께서 이 공간에서 학원을 운영하다가 그만둔다고 할 때 놀러 와봤어요. 피아노 학원, 공부방으로 쓰이던 곳인데 보나마나 또 학원이 될 것 같더라고요. 제가 학원을 운영해봤고 강사도 해봤는데 아이들에게 제일 불필요한 게 이런 학원식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산에 학원은 충분히 많으니까, 다른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동안 코워킹 스페이스, 공유공간 같은 것이 유행한 적 있잖아요. 남편과 저의 사무실로도 사용하고, 누구에게나 열어놓는 공유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했어요.”
2019년 5월, ‘모하노’라는 이름으로 공유공간의 문을 열었다. 모임이나 강좌가 열릴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는 물론, 프린터, 팩스,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와 문화활동과 모임을 위한 빔 프로젝터와 스크린, 책, 보드게임에 간단히 음료와 간식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까지. 사람들이 모이고 싶을 때 필요한 것이 웬만큼 다 갖춰져있었다. 정말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모하노를 지켜보거나 찾아온 사람들이 함께 공간을 채워갔다. 얼마 후에는 ‘양심가게’라 불리는 셀프매점 형태의 부엌과 누구나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림터’가 마련되었다.
그 때 쯤이었을까.
“열어뒀더니, 이 자리에 청소년들이 자리를 잡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