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안의면, 이름에서부터 파릇파릇 새출발의 기운이 느껴지는 ‘행복안의봄날센터’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최근 새롭게 지어진 커뮤니티 공간이다. 보통 마을의 면단위에는 이같은 역할을 하는 복지회관이 하나씩 갖추어져 있는데, 이곳은 그걸 몇 단계 껑충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랄까. 건물 외형도 세련된데다 내부에는 작은 도서관, 어린이교실, 동아리방, 다목적홀 등 다양한 용도의 공간이 쏠쏠하게 들어가있다. 센터와 앞뒤로 나란히 자리한 조선시대 문화재 광풍루에서 이 번듯한 건물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 있겠지만, 가장 오래된 함양과 가장 새로운 함양이 만나는 자리가 바로 이곳이 되겠다.
사실 지난 7월 준공식을 마친 후,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개관도 못해보고 내내 문이 닫혀있었다. 그사이 동료직원이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지금은 최홍성미 씨 혼자 일을 하고 있다. 가을치고 날씨가 꽤 쌀쌀해지기도 하는 10월, 조금 쓸쓸하게 그러나 꿋꿋하게 ‘행복안의봄날센터’를 지키고 있는 최홍성미 씨를 만나고 왔다.
“한 번 둘러보세요. 여기가 작은 도서관이고요. 여기는 수업이 가능한 놀이방이에요. 2층에는…”
2층까지 꼼꼼히 투어를 시켜주고, 이 건물이 경남 제 1호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이라는 깨알 소개도 덧붙인다. 우리는 1층 가장 안쪽, 성미 씨의 사무실이기도 한 아늑한 ‘작은 도서관’에서 귤바구니를 사이에 놓고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