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활동가들이 제주로 간 이유

[2023.12.28] 지리산에서 온 편지

2023. 12. 28.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지는 공간들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요?

지리산권 활동가 선생님들과 함께 제주 삼달읍의 삼달다방에 다녀왔습니다. 숙박동 현관에는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신발을 신발장에 넣어 달라', 화장실에는 '강아지 초코가 드나들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아 달라'고 깨알 같이 적혀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오겠다는 쪽지, 선물과 함께 보낸 엽서들, 활동가들의 웃는 얼굴이 담긴 사진, 투쟁의 언어를 담은 포스터와 뱃지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색이 바랜 만화책들까지 정말이지 '맥시멀리스트'의 집이었는데요.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는 적어도 두 가지의 조건이 졸졸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내 조그만 마음이 거절 당하거나 버려지지 않고 이곳 어딘가에 자리를 찾을 거라는 믿음이고, 두 번째는 이곳이 오래오래 이 자리에 너른 품으로 남았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믿음과 소망, 그리고 약간의 사랑을 담아 저희도 흔적을 남겨두고 왔습니다. 다음에 삼달다방을 방문할 때에는 우리가 데려 간 반달곰 인형도 제 자리를 임명 받았기를 바라요! (제주에서 무얼 하고 왔는지는 이 편지 말미의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그럼 따스한 연말 보내시고 2024년에 만나요.

From. 지리산이음 활동가 누리

📍 작은변화 기록원
[하동] 하동 활동가들, 이름하여 ‘동동이’네 두 번째 이야기
[남원] 지상의 은하수 ‘요천’에서 놀며 배운 15년
[함양] 나무와의 오랜 우정이 가능한 삶을 그리며
　
🏃‍ 소소탐방_지리산권 매거진 <Asak! 아삭> 미리보기
[남원X미식] 산내 비건 맛집을 소개합니다!
[하동X미식] 카페 일의 반은 설거지와 청소, 하지만 '로망'은 그대로! _<카페하동>
　
💌 보낸사람
[돌아보며] 2023년 12월 9일, 지리산활동가대회와 n개의 시선
[돌아보며] 지리산과 제주를 '이음'! 이음포럼 in 삼달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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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변화 기록원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의 변화를 만드는 주체인 '사람'에게 활동비를 지원합니다.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 사는 기록분야의 활동가들은 각 지역의 사람과 모임, 활동, 그리고 이로부터 생겨난 작은 변화들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기록이 쌓이면 정다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역사가 됩니다.

#하동 #기록활동가_지읒이응

하동 활동가들, 이름하여 ‘동동이’네 두 번째 이야기
할머니, 씨앗 폭탄, 그리고 작은변화탐험대

먼지 다음은 ‘할매들과 함께 하는 하동 굿즈 만들기’. 명희 씨 거죠? 그림이 너무 귀여워요.

명희 처음엔 마을로 찾아가서 할머니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마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너무 바쁘시더라고요. 그래서 복지센터 문해교실 선생님께 부탁드렸어요. 초등반과 중등반 할머니들과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을 했어요. 저희가 보기에 할머니들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참 예뻐보였어요. 그래서 할머니들께 하고 싶은 말씀, 손주, 손녀들에게 전할 말, 시 구절 같은 걸 써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가기 전에는 조금 걱정이 있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시간을 뺏는 것 같기도 하고, 손 아프실 텐데 글씨 써 달라고 하는 것도 죄송하고요. 그런데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너무 감사했어요. 예쁘게 만들어서 할머니들께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본문으로부터)

#남원 #기록활동가_김양오 #곧이곧대로_기록하기

지상의 은하수 ‘요천’에서 놀며 배운 15년

자연은 자연 속에서 온전히 즐겨본 사람들이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요천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한 건 15년 전 남원에 이사 오자마자다. 2월 말에 이사를 와서 세 아이 전학 시키고 새 학년이 시작된 3월 첫 주였다. 아직 이웃도 한 명 안 사귄 상태였는데 당시 남원생협 이사장 부부가 나를 데리러 우리 집 앞까지 왔다.

이분들이 나를 태우고 간 곳은 요천의 지류인 남원천이었다. 그 활동 모임의 이름은 ‘남원 하천 생태 탐사대’, 대장은 생태 전문가 김귀옥 선생님이었다. 조합이 생긴 지 얼마 안 돼 조합원도 100여명 정도였고 조합원 활동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운 좋게 내가 바로 낀 것이다. 열 명 정도의 남원생협 조합원들이 남원여고 교문 앞에 모였다. 요천에 반해서 이사 온 내가 오자마자 하천 탐사대에 들어가게 되다니! 이런 것이 바로 운명이 아니고 무엇인가?

(본문으로부터)

#함양 #기록활동가_자야 #지금여기

나무와의 오랜 우정이 가능한 삶을 그리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무 이야기 ②

사람과 가로수가 공생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뭐라도 해보자는 뜻에서 네댓 명의 주민이 모여 <꼬리에꼬리를무는나무이야기모임>을 만든 지 4개월이 넘어간다. 그사이 이름을 <우리동네가로수를사랑하는모임(이하 가로수모임)>으로 바꾼 이유는 일을 벌이고 군청에 찾아가 담당 공무원도 만나고 하자니 우리의 의도가 모임 명칭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바꾸고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가로수에 대한 주민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였다. 지난 8월에 약 3주간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모두 248명이 참여했는데, 응답자 수가 많진 않아도 이를 통해 우리는 함양군청이 ‘지중화사업’을 이유로 읍내 가로수를 베어낸 것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부정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문으로부터)

🏃 소소탐방_지리산권 매거진 <Asak! 아삭> 미리보기

소소한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지리산 탐방! 지리산권 곳곳의 흥미로운 공간들, 이야기가 있는 장소들, 특별한 즐거움이 있는 곳들을 한발 먼저 찾아가 보고 안내합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

~ Coming Soon 2024.01 ~

#아삭!_미리보기 #남원X미식

산내 비건 맛집을 소개합니다!

산내면의 청년 셰어하우스 <까미네> 사는 귀촌 새내기 아신 (인터뷰/상이)

Q. 지역에서 비건으로 살기 힘들지 않나요?

A. 배달 문화가 없다 보니 요리를 거의 다 해 먹어야 한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습니다. 하여 기본적으로는 까미네에서 해 먹는 걸 지향하는데요. 텃밭이 있어 신선한 야채를 직접 재배할 수 있고, 생협인 <느티나무 매장>이나 오일장, 로컬푸드 매장이 가까이 있어 해 먹는 것에 부담이 덜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몸이 피곤하거나 손님이 왔을 때, 집에서 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외식하곤 합니다. 산내에는 비건 음식점은 없지만 비건 옵션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아요.

(본문으로부터)

#아삭!_미리보기 #하동X미식

카페 일의 반은 설거지와 청소, 하지만 '로망'은 그대로!

하동읍 <카페하동> 김다은 대표 (인터뷰/은동)

Q. <카페하동>을 시작하고 다은 씨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이 공간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어요. 전 하동에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이잖아요. 손님 중에 왠지 저랑 마음이 통할 것 같은 사람이 있어요. 그럴 땐 마음을 열고 얘기하죠. 그러다 보면 정말 친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 사람들이 또 소문을 내주고 또 다른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래요. 특히 <카페하동>이 하동 청년들에게는 사랑방 같은 느낌인 듯해요. 굳이 약속하지 않더라도 여기에 오면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그렇죠.

(본문으로부터)

🌱 보낸 사람

지리산이음은 남원시 산내면을 거점으로 지리산에서의 새로운 실험과 대안적 삶의 가치를 전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운영하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를 통해 구례/남원/산청/하동/함양에 필요한 '작은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과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 #지리산활동가대회

12월 9일, 내가 발견한 작은변화

지리산활동가대회와 n개의 시선

며칠 전까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것도 잊은 듯 유난히 더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지리산 반대편으로부터 이웃 활동가들을 만나러 찾아온 사람들을 반기려는 마음이었을까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시즌1을 마무리 지으며 가지각색의 워크숍 부스를 차린 '공유의 장', 장터와 기후위기 이야기를 나눈 '대화의 장', 그리고 각자 마음 속에 간직한 작은변화의 씨앗들과 응원과 격려의 말을 내어놓은 '이야기콘서트', 빈둥밴드의 공연까지 오후를 꽉 채워 이어나간 <지리산활동가대회> 현장을 소개합니다. 9명의 활동가들의 말을 빌려서요! 😘

(본문으로부터)

#지리산이음 #삼달다방 #브라이언임팩트

지리산과 제주를 '이음'!

지리산X제주 이음포럼 in 삼달다방

12월 16일 저녁, 제주에서 눈이 말 그대로 '펑펑'내리는 풍경을 보았습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작은변화활동가 다섯 분과 지리산사람들의 윤주옥 대표님, 빈둥협동조합의 이은진 님, 그리고 지리산이음 식구들이 함께 <삼달다방>을 방문했어요.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려면 서울에서 만나는 게 제일 낫고 빠르다, 라는 농담이 있지요. 지리산 이야기를 제주에 전하러 가며 작게 시작해본 <이음포럼>은 '중앙'을 거치지 않고 지역과 지역이 서로 단단하게, 직접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첫 <이음포럼> 현장을 영상으로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