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MBTI 유형 운운하지 않더라도 인간 성향 스펙트럼 위에서 나와 정반대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 예.술.가. 

어쩐지 알 수 없는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는건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끝내 알 수 없으리라는 막연한 체념이 들기도 하는,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 것만 같은 사람들.

세기의 명작을 남긴 화가들,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인생의 어느 순간 친구로, 제자로, 연인으로 혹은 불분명한 인연으로 함께 했던 주변 사람들이 그들의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추적 혹은 추측해보는 방식으로 작가는 그들의 삶에 한 발짝 다가간다.

미술사에서 유명하다는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 앤디 워홀과 장 미셸 바스키아 커플 이야기. 그간 중요한 주변 인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에두아르 뭉크와 그의 대표작 ‘마돈나’의 모델이었던 다그니 유엘과의 사연이라든지, 조각가 브란쿠시와 교류한 짧은 시절의 결과로 남은 모딜리아니의 조각 작품들.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세잔의 흑역사 시절,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세상 따뜻한 카미유 피사로의 이야기. 

그 중 클림트 그림 속 동글동글 네모네모 기하하적 아름다운 패턴들이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조직을 형상화한 거라는 관점은 특히나 흥미롭다. 그 당시 생물학자들과 어울리며 생물학강의도 들을 만큼 당대 최신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니, 그럴싸한 이야기다.

예술가들이 모두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비극적 결말로 생을 마감하는 것도 아니겠으나 나와 같은 범인들의 호기심은 늘 그들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그 궁금증에 이 책이 어느 정도 답을 해줄 듯하다.